입력 2020.08.09 16:04 | 수정 2020.08.09 16:43
고수익을 장담하며 3만명에게서 7000억원을 불법 모금한 혐의(사기 등)로 1심 재판을 받던 이철(55) 전 VIK 대표는 2016년 4월 6일 보석(保釋)으로 석방됐다. 바로 이날 ‘레이징’이란 이름의 투자 회사가 설립됐다. VIK 피해자들은 “레이징은 VIK의 후신(後身)격 회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VIK는 2016년 레이징 설립 직후 이 회사에 14억5000만원을 투자해 지분 22.48%를 확보했다. 사람도 이동했다. VIK 소속으로 이 전 대표 밑에서 일했던 범모(50)씨가 레이징으로 옮겨 부사장이 됐다. 범씨는 이후 이 전 대표와 함께 VIK ‘투자 사기’ 혐의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레이징은 2016년 5월부터 7월까지 서울 강남구의 VIK 사무실을 함께 쓰기도 했다. 레이징은 투자자를 모은 뒤 VIK가 투자했던 회사 여러 곳에 투자도 했다. 검찰이 VIK를 수사하며 투자자 모집이 어려워지자 새로운 회사인 레이징을 내세웠다는 게 VIK 피해자들의 얘기다. 이 전 대표는 2018년 2월 레이징이 주관한 투자자 포럼에 직접 강연자로 나서기도 했다.
레이징 대표 김모(56)씨는 국가보안법상 이적 단체인 노동해방실천연대(해방연대) 설립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2012년 검찰 수사를 받고 기소된 인물이다. 검찰은 해방연대가 국가 변란을 선동하기 위한 단체라며 김씨 등을 재판에 넘겼지만, 대법원은 지난 5월 “해방연대가 무장봉기를 주장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철 전 대표도 국민참여당 의정부 지역위원장을 맡는 등 진보 인사들과 교류가 많았다. 영화 ‘노무현입니다’ ‘강철비’ 등에 VIK 자금이 투자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검찰 주변에선 “이 전 대표가 특정 성향 인사들의 회사에 투자하고, 이들 역시 VIK 투자 사기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검찰 수사에선 VIK가 불법 모금한 7000억원 중 427억원의 행방이 밝혀지지 않았다. VIK 피해자들은 “427억원은 이 전 대표 등이 가깝게 지내던 사람들의 회사로 흘러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레이징 관계자는 “VIK와는 2018년 관계를 끊었고 지금은 관련이 없다”고 했다.
August 09, 2020 at 02:04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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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철 석방된 날 설립된 그 회사, 이적단체 前간부가 대표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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