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간 인사청문회에 오른 주요 공직 후보자들의 ‘데스노트’로 주목받았지만 조 후보자 문제만은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조 후보자 내정 당시만 해도 ‘무난한’ 통과를 예상했지만 조 후보자 딸 대학입학 과정 등을 두고 여론이 급속히 악화되자 고민에 빠진 상황이다. 임명 반대를 선언하자니 자유한국당의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가 되고, 그렇다고 임명 찬성 쪽에 서자니 ‘민주당 2중대’라는 비판을 받는 딜레마에 처한 것이다.
정의당 관계자는 21일 통화에서 “22일 오전 당 상무위원회 논의 이후 조 후보자 측에 소명요청서 형태의 자료를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소명요청서에는 그간 언론과 야당 등에서 제기한 의혹·논란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심상정 대표는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되는 여러 의혹을 후보자에게 별도로 소명토록 요청할 계획”이라며 당 차원의 검증을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정의당은 기존 후보자들과 달리 ‘조국 검증’엔 선뜻 나서지 못해 왔다. 소명요청서 송부일을 기준으로 하면 조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안 제출 일주일 만에 당 차원의 검증 작업이 이뤄지는 셈이다. 그동안 정의당은 공직 후보자들의 도덕성과 자질, 국민 여론 등을 종합해 적격·부적격을 가리는 이른바 ‘데스노트’를 공개해왔고, 그때마다 뜨거운 관심을 받아왔다. ‘조국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조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 공은 ‘조 후보자 공격’에 집중해 온 한국당에 돌아갈 공산이 크다. 반대로 여론 악화에도 조 후보자 방어에 나서면 ‘민주당 2중대냐’는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 실제 당내에선 “계속 관망만 할 상황이냐” “민주당에 끌려다녀야 하냐”며 지도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조국 신중론’이 길어지는 데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도 있다. 정개특위에 계류 중인 선거제 개혁법안 처리는 정의당으로선 사활이 걸린 사안이기 때문이다. 선거제 개혁안이 통과되려면 여당과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데, 조 후보자 검증에 대놓고 세게 나설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상황이 시시각각 바뀌기 때문에 계속 논의하면서 대응하려고 한다”는 당 관계자의 말은 ‘조국 검증대’ 앞에 선 정의당의 고민을 짐작하게 한다.
2019-08-21 12:30: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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